본문 바로가기

짧은 생각

재는 기계




그러나 사실이 그렇게 불명료한데도, 야시키와 카루베, 둘다 각각 나를 의심하고 있는 것만은 명료하다. 하지만 이 나 한 사람에게 명료한 것이 어디까지가 현실로서 명료한 것인지 어디서 어떻게 잴 수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들 사이에는 모든 것을 명료하게 알 수 있다는 듯이, 보이지 않는 기계가 끊임없이 우리들을 재고 있고, 그 재어진 채로, 또 우리들을 밀어부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들은 서로 의심하면서 내일이 되면, 일이 모두 끝나서 편하게 되는 것을 예상하고, 돌아오는 임금을 받는 즐거움을 위해서 다시 피로도 싸움도 잊고 그 날의 일을 끝내버리면, 마침내 내일이 되어서 또 누군가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새로운 사건에 만나야 했다. 

요코미쓰 리이치, 기계, 19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