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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리다

1984년의 두 개의 달-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 혹은 폭력과 사랑 디스토피아로서의 ‘1984’, 유토피아로서의 ‘1984’ 세계 문학에서 1984년은 매우 특별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위대한 문학자의 출생과 죽음, 혹은 문학 작품의 탄생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우리들에게 있어 이미 지나가버린 과거에 지나지 않는 1984년은 세계문학에서는 영원히 도래하지 않을, 혹은 도래해서는 안 될 미래의 대명사로서 각인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는 주지하듯이 1949년 조지 오웰이 발표한 『1984』로부터 시작되었다. 전운의 소용돌이가 휘몰아치는 유럽에서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조지 오웰은, 숨을 거두기 일 년 전 자신이 떠나가게 될 이 지구의 미래를 바라보며, 이를 ‘1984’이라는 숫자에 각인시킨 것이었다. 조지 오웰의 눈에 비친 1984년은 그리 낙관적이지는.. 더보기
방법과 '내 짓' 사이의 긴장 종이에 쓰여진 미로 안에서 헤매는 것은 사실은 불가능하다. 일거에 전체를 볼 수 있는 지도가 제시하는 것은 가짜 미궁에 지나지 않는다. 헤맨다는 것의 희열은 늘 부분밖에 보이지 않는 것과, 지도가 계속해서 미완성인 상태로 남아있다는 것에 기인한다. 따라서 나는 오히려 도중에 멈춰서 언제까지고 도착하고 싶지 않다고조차 생각한다. 조금씩조금씩 목적지에 접근하면서도, 그러나 그곳에 최종적인 도착과 지도의 최종적인 완성을 어디까지고 연기하고 싶다 - 마츠우라 히사키, 방법서설, 고단샤, 2006년 오늘날 인문학은 ‘방법’ 에 신들려 있는 듯하다. 갖가지 방법론에 대한 이해를 위해 뜨거운 열기를 뿜어내는 현장에 이제 막 발을 들여 쩔쩔매고 있는 한 젊은 대학원생을 보다보면, 마치 자신이 정말로 어떤 물고기를 원하.. 더보기
응답과 회신, 그 ‘절대적희생’의 구조 속에서의 선택 타카하시 테츠야, “야스쿠니 문제”(치쿠마 신서, 2005) “국가와 희생”(일본방송출판협회, 2005) 31절 경축사에서 또다시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문제를 끄집어낸 노대통령에 대해, 코이즈 총리는 전후 일본의 평화억지 노력을 주의깊게 봐달라는 짤막한 반응을 보였다. 정치-외교적 차원에서 연례행사처럼 벌어지는 일본총리의 야스쿠니 참배 금지에 대한 요청과 이에 대한 회신은, 이처럼 서로에 대한 아무런 영향력도, 책임도 없는 채로 끝나는 모롤로그의 반복처럼 보여진다. 그렇다면 서로에 대한 의미있는 요청과 회신은 어떻게 가능할까? 그리고 그것이 야기하는 문제는 어떤 것일까? 2005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출간된, 타카하시 테츠야(高橋哲哉) 의 “야스쿠니 문제”와 “국가의 희생”은 이러한 문제의 하나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