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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타가와상

방법과 '내 짓' 사이의 긴장 종이에 쓰여진 미로 안에서 헤매는 것은 사실은 불가능하다. 일거에 전체를 볼 수 있는 지도가 제시하는 것은 가짜 미궁에 지나지 않는다. 헤맨다는 것의 희열은 늘 부분밖에 보이지 않는 것과, 지도가 계속해서 미완성인 상태로 남아있다는 것에 기인한다. 따라서 나는 오히려 도중에 멈춰서 언제까지고 도착하고 싶지 않다고조차 생각한다. 조금씩조금씩 목적지에 접근하면서도, 그러나 그곳에 최종적인 도착과 지도의 최종적인 완성을 어디까지고 연기하고 싶다 - 마츠우라 히사키, 방법서설, 고단샤, 2006년 오늘날 인문학은 ‘방법’ 에 신들려 있는 듯하다. 갖가지 방법론에 대한 이해를 위해 뜨거운 열기를 뿜어내는 현장에 이제 막 발을 들여 쩔쩔매고 있는 한 젊은 대학원생을 보다보면, 마치 자신이 정말로 어떤 물고기를 원하.. 더보기
영상에서 난감한 말의 현실로의 정박 -아베 카즈시게『그랜드 피날레』(고단샤, 2005년) 최근 10년간 이 세계에 일어난 두드러진 변화는 무엇일까? 여러가지 변화 속에서도 ‘IT 혁명’이라 불리워지는 테크롤로지 변화만한 것은 없으리라. 1995년 윈도우 95 출현을 계기로 시작된 이 변화는, 문자정보의 데이터화를 거쳐, 이제는 영상을 스톡하고, 문자의 개입없이 영상을 그 자체로 검색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즉, 영상-이미지에 의한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고 믿는 세계가 도래하려고 한다. 이런 변화에 대해서, 한국 문학은 아주 일찍부터 ‘문자의 패배’를 예감하고 기정사실화하는 듯한 포즈를 보였다. 장정일이 “너에게 나를 보낸다” 후기에서 영상매체에 의한 서사의 무력함을 내뱉은 것은 IT 혁명 이전-그러니까 한국에 MTV와 스타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