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썸네일형 리스트형 그해 가을 그해 가을 이성복 그해 가을 나는 아무에게도 편지 보내지 않았지만늙어 군인 간 친구의 편지 몇 통을 받았다 세상 나무들은어김없이 동시에 물들었고 풀빛을 지우며 집들은 언덕을뻗어나가 하늘에 이르렀다 그해 가을 제주산 5년생 말은제 주인에게 대드는 자가용 운전사를 물어뜯었고 어느유명 작가는 남미기행문을 연재했다아버지, 아버지가 여기 계실 줄 몰랐어요그해 가을 소꿉장난은 국산영화보다 시들했으며 길게하품하는 입은 더 깊고 울창했다 깃발을 올리거나 내릴때마다 말뚝처럼 사람들은 든든하게 박혔지만 햄머휘두르는 소리, 들리지 않았다 그해 가을 모래내 앞샛강에 젊은 뱀장어가 떠오를 때 파헤쳐진 샛강도 둥둥떠올랐고 고가도로 공사장의 한 사내는 새 깃털과 같은속도로 떨어져내렸다 그해 가을 개들이 털갈이 할 때지난 여름 번데..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