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시를 읽으며 견디는 며칠...
너는 금속 세공사의 아들이었고 너는 아파트 수위의 아들, 나는 15톤 덤프트럭 기사의 아들이었으므로 또 새봄이 온 데다 공업고에 가야 했으므로 우리는 머리색을 노랗게 바꿔야 했다 박 준, 잠들지 않는 숲,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문학동네, 2012 "또 새봄이 온 데다" 바빠져, 밀린 일을 하기 싫어 빈둥거리며 시집을 읽다가, 위의 구절에서,,, 뭐 단순히 금수저/흙수저 얘기로 읽힐 수도 있겠지만, 그것을 넘어서는 뭔가가 바로 "또 새봄이 온 데다"이다. 그러니까 "~의 아들이었으므로 공업고에 가야 했다"라는 흔한 담론의 질서에, 시인은 "또 새봄이 온 데다"를 슬며시 껴넣음으로써, 담론의 질서를 뚫고 나가 이를 가지고 논다. 마치,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너희들은 모르지, 공업고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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