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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투

스놉과 짐승 사이―전후 일본의 우파와 역사성 1. 스놉이라는 형상 뒤에 남은 존재들 일본인은 누구인가. 이 질문을 둘러싸고 이미 다양한 논의들이 존재하고 있지만, 전후 일본을 방문한 한 철학자에 의한 정의는 오늘날 한국에서 유독 주목 받고 있다. 바로 헤겔 철학자로 알려진 코제브의 그것이다. 1959년 코제브의 눈에 비친 일본인들은 한가롭게 꽃꽂이와 다도를 하며 ‘평화’를 만끽하는 모습이었고, 그러한 모습 속에서 그는 역사의 종말 후의 ‘인간’을 봤다. 이미 미국과 소비에트, 중국 여행에서 ‘지금-여기’에 조금도 불만을 느끼지 않고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부정’을 통해서 앞으로 나아가는 인간의 역사와는 전혀무관한 ‘동물’로 정의한 이 철학자에게는, 유럽적 의미에서의 어떠한 정치적, 도덕적, 종교적 논쟁도 하지 않고 형식적인 틀에만 얽매이는.. 더보기
생활보수주의 그 시대의 특징적인 것은, 경제가 오르막이었을 때의 생활보수주의자의 담당자였던 사람들이, 실은 동시에 사회운동-시민운동의 담당자였다고 하는 점입니다. 당시 가장 정치적으로 급진 적이었던 국철 노동조합 청년부조차도, 안정고용과 임금상승 속에 있었던 셈이죠. 1960년대에 투쟁을 하고 있었던 사람도, 70년에 투쟁을 하고 있던 사람들도, 양쪽 모두 생활보수주의의 신봉자였다는 점에 있어서는, 즉 중산계급적인 생활을 욕망하고 있었던 점에 서도 공통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얼터너티브한 생활문화를 추구하는 운동이 한편에 있긴 한데, 이것이 환경과 협동조함이었어요. 하지만 결국 어느 쪽도 소수파의 운동으로 멈추게 되었죠. 소비사회화 속에서, 소비는 미덕이라는 가치관을 넘을 수 없었던 것이죠. 지금 생각해보면, 환경 .. 더보기
미시마 유키오 VS 전공투 미시마의 영문 인터뷰를 찾아보다가, 우연히 전공투와의 토론 영상을 발견하고, 한참 보면서 웃었다. 글로 볼 때는 몰랐는데 이렇게 화상 속의 분위기를 보니, 뭐랄까 음성언어가 수록된 문자 언어가, 음성 언어가 가진 독특한 아우라를 툭툭 쳐내고는, 세월이 지나면서 한없이 무거워지고 말았다는 느낌이 든다. 그러니까 그 느낌은, 유튜브의 이 영상 밑에 달린 다음의 코멘트로 대변될 수 있을 것이다. "일본에 "혁명의 시대" 따윈 없다. 모든 게 "놀이"였다." 물론 이런 코멘트는 "냉소주의"라고 비난 받을 수 있다는 걸 모르는 바 아니다. 좌파와 우파가 만나서 화기애애하고, 진지하게 사상적 논의(?)를 하고 있는 것이, 이 토론의 본질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을 테다. 근대를 초극한다는 것, 그 일점이 중요하다고 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