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썸네일형 리스트형 아버지의 귀 한국에 갔을 때, 무심코 아버지의 귀를 보고 깜짝 놀랐다. "어 아버지, 귀가 커졌잖요! " 내 말에 다들 정말 그렇다며 맞장구를 쳤다. 어릴 적, 삼형제 중 유일하게 나만이 아버지의 닮은 꼴이라고 불리곤 했는데, 세월이 지나면서 우리는 서로가 각자의 방식으로 퇴화를 시작했다. 폭식과 폭주와 담배와 운동을 좋아하고, 잠이 없는 아버지의 피부는 60이 넘으면서 한꺼번에 쭈그러들었고, 술을 멀리하고 게으름을 피우며 늘어지게 자는 나는 동년배에 비해 퇴화의 속도가 비교적 늦다는 얘기를 듣는다. 따라서 요새 우리가 닮았다는 얘기를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하지만 나는 우리 둘이 닮았다는 것을 여전히 말하주는 것이 무엇인지를 잘 알고 있었다. 그것은 남들이 늘 지적하는, 우리둘의 큰 눈이 아니라, 바로 작은 귀였.. 더보기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