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썸네일형 리스트형 글쓰기와 윤리 지난 가을 다음과 같은 문장을 몇 번이고 쓰려고 하다가 쓰지 못했다. "새 수영장을 구했다. 1층에 있는 수영장으로 저물녁에 수영을 하고 있으면 석양이 보이기도 한다...." 새 학교에 있는 수영장은 1층에 있다. 이 학교에 올 때까지 느꼈던 석연치않은 불안은, 이 수영장을 보는 순간 바로 해소되었다. 충분히 책을 넣을 수 있는 연구실에, 1층 수영장이라니. 나는 내게 찾아온 이 행운을 쓰고 싶었지만, 쓸 수 없었다. 수영을 하면서 나는 종종 세월호에서 죽은 아이들을 떠올렸고, 그 때마다 더러 물을 마셨었다. 수영을 끝낼 때면 세월호 이후의 글쓰기란 이런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쓰는 일보다 삭제하는 일이 많아진 대신, '좋아요'를 누르는 일이 늘어났다. 정작 수영장은 1년치를 끊어놓고도 일주일에..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