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6/06

老眼 예전 같으면 저녁 10시부터 초롱초롱해지던 눈이, 갑자기 침침해지고 정신을 차려보면 아침인 경우가 빈번해졌다. 노안이 찾아온 것도 그 때 즈음이었다. 그 전 해였던가, 출석부를 보다가 갑자기 글자가 안 보여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안경을 들기 시작했다던 S의 말을 들을 때만 하더라도 그저 웃어넘겼는데, 어느 틈에 똑같은 짓을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물론 변명하자면 못할 것도 없다. 작년 여름부터 자야하는 아이를 위해서 일찌감치 집안을 껌껌하게 해놓고 kindle로 글을 읽곤 했던 것이 치명타였던 것 같다. 껌껌한 밤에 침대에 누워서 책을 읽는 것은 나름 즐거웠으나 그 대가는 만만치 않았다. 눈이 침침해지는 것을 느끼면서 스마트기기를 레티나 디스플레이 등으로 바꿔보거나, 눈에 좋다는 약을 먹고, 밤.. 더보기
알라딘 중고서점의 일어판 푸코 약속보다 너무 일찍 합정역에 도착해서, 어디로 갈까 두리번거리다가 알라딘 중고서점을 발견하고 들어와봤는데, 어라 의외로 괜찮은 걸.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외국서적 쪽에서 의외의 책을 발견하고 냉큼 집어서 계산대로 가지고 가니, 점원이 "이거 왜 이리 비싸죠 ?" 하고 반문하더니 이것저것 조사해보고는 납득한 듯이 말한다. "들어와서 한번도 나간 적이 없어서 그래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계산을 끝낸 후, 6월 19일에 볶았다는 케냐 AA의 드립커피를 주문한 후에 테이블에서 책을 펼치면서 생각했다. 그치, 애초에 일어판 미셸 푸조의 콜레주드프랑스 강연록이 여기에 있다는 것이 이상하지. 대체 누가 왜 사서는, 왜 팔았을까? 뭔가 흔적이라도 있을 법 싶어서 책을 이리저리 훑어봤는데도, 책은 깨끗했다. 도대.. 더보기